본문 바로가기

바이오

대사증후군의 개노답 삼형제-첫째, 당뇨병 (5-2)

다음으로는 지방세포, 그리고 간에서 일부 일어나는
지방산 합성 경로를 살펴보려 했으나,
여기서 내가 큰 실수를 했다.

해당과정을 건들이고 싶지 않아 회피를 해왔는데,
이 지방산 합성 경로의 시작 분자가
해당과정에서 나오는 녀석이다.
골치야 골치야…

회피는 역시 좋은 습관이 아니다.
 
그러니 일단 해당과정 짚고 넘어가야 한단 소리다.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는
뭇 많은 생물학 전공자들을 괴롭게 하는
해당과정
Glycolysis다.
재미 없음 주의



해당과정(Glycolysis)은 사실
포도당을 잘게 쪼개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생체내 가장 중요한 기본 대사다.
결국 모든 생명체가
밥을 먹고 똥을 싸는 이유가
바로 이 에너지 생성을 위한 것이니,
전 지구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경로라고 할 수 있겠다.
 
그걸 왜 이제 이야기하냐 하면,
길고 귀찮기 때문이다!
외울 게 너무 많아!

https://byjus.com/biology/glycolysis/

여튼, 단계별로 짚어 봅시다.
1. 헥소키나제(Hexokinase) 또는 글루코키나제(Glucokinase)가
ATP 1분자를 소비하여 포도당에 인산기를 붙여준다.
Glucose+ATP→Glucose-6-Phosphate+ADP

기억 나면 좋겠는데…
글리코겐 합성 시작도 이거 부터였다.
TMI로, 헥소는 거의 모든 조직에서 발현되고,
글루코는 간과 췌장에서만 나온다.

글루코키나제는 친화력이 낮아서
혈당이 어느 이상 높아 졌을 때만 일을 하는데,
대신 일처리는 빠르다.

이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역시,
간이랑 췌장이 당을 감지하고 처리하는 중심 기관이기 때문.

탄수 폭탄으로 이루어진 과식 후엔
이 둘에게 사과하자.

 
 2. 포스포-글루코-이소머레이스(Phosphoglucoisomerase)가
포도당-6-인산을 과당-6-인산 (Fructose-6-Phosphate, F6P)으로 변환시킨다.
G6P→F6P

 

TMI로, isomerase라는건 ‘이성질화효소’라고 하는데,
분자를 이성질체(isomer)로 변환하는 일을 한다.

이성질체가 뭔고 하면, 화학식은 같은데,
구조가 미묘…하게 다른 걸 말한다.

여기선 포도당과 과당이 되겠지요.
둘의 화학식은 C6H12O6으로 동일하다.

https://chewwies.com/blogs/blog/fructose-vs-glucose

3.  PFK-1(Phosphofructokinase-1)가 ATP 1분자를 더 소비하여
과당-6-인산에 인산기를 추가해 과당
-1,6-이인산 (Fructose-1,6-Bisphosphate, F1,6BP)을 만든다.
F6P+ATP→ F1,6BP+ADP
 
TMI로, 여기서 일하는 PFK-1, Phosphofructokinase.
녀석의 이름을 뜯어보면,

Phospho-인산화된,
fructo-과당을
kinase-인산화 시키는 효소.

사실 의외로 효소 이름들이 직관적인 게 많다.
 
또 다른 TMI로, 이 PFK-1을
해당과정의 속도제한 단계 라고 지칭하는데,

요 녀석이 해당과정의 꼭대기에서
포도당을 쪼개서 에너지를 만들지 (해당과정),
글리코겐 합성이나 다른 경로로 보낼지를 결
정하기 때문이다.

교통정리 역할이랄까.
이게 가능한 이유는 PFK-1이
에너지 상태(ATP/AMP 비율)와 대사 중간체(시트르산 등)에
민감한 효소이기 때문.

 
얼라리, 에너지 만든다 해놓고는 애먼 ATP를 두개나 가져다 썼다.
아, 이제부터 만들거에요.
4. 알돌레이스(Aldolase)가
탄소 6개짜리인 과당-1,6-이인산을 뽀개서
두 개의 3탄당
글리세르알데하이드-3-인산, G3P와
다이하이드록시아세톤 인산, DHAP을 만든다.
5. 요 DHAP는 필요에 따라
트리오스인산이성화효소(Triose Phosphate Isomerase, TPI)에 의해
G3P로 변환될 수 있다.

 

6. 글리세르알데하이드-3-인산 탈수소효소(G3P Dehydrogenase)가
G3P를 1,3-비스포글리세르산 (1,3-BPG)으로 만든다.
이과정에서 NAD⁺가 NADH로 환원된다.
G3P + NAD+ + Pi→1,3−Bisphosphoglycerate + NADH + H+
위첨자를 어떻게 넣는건지 모르겠다.

여기에서 일한 효소,
G3PDH의 Dehydrogenase라는게
수소를 뺀다는 말이다.

해서, G3P에서 수소를 빼다가 NAD에 붙여 NADH를 만들고,
하나는 자유를 준 것.
대신 인산하나를 얻어서 Bis-phospho 어쩌구가 된 것이다.
다시금 이름이 직관적이다.
7. 포스포글리세르산 키나아제(Phosphoglycerate Kinase)라는 녀석이
1,3-BPG를 3-포스포글리세르산 (3PG)로 만든다.
여기서 드디어 첫 번째 ATP가 생성된다.
1,3−BPG+ADP→3−Phosphoglycerate+ATP
아까 받아 둔 무기인산을
ADP에다 붙여 ATP를 만들어 준 것.
인산 얘기는 지난 편에서 했다.

대사증후군의 개노답 삼형제-첫째, 당뇨병 (5-1)

이렇게 세포 내로 들어온 포도당들은 잘게 쪼개져 에너지가 되며, 남는 건 저장된다.  저장 파트를 먼저 짚어 보자.근육세포에서는 잉여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지방에서는 지방으로 저장하며,

yoonaj0915.tistory.com

 

8. 다음 단계는 포스포글리세르산 뮤타제(Phosphoglycerate Mutase)가
3PG를 2-포스포글리세르산, 2PG로 전환한다.
또다시 TMI로, 뮤타제(Mutase)라는 효소가 하는 일은
기능기의 위치를 바꾸는 역할이다.

뭔소리냐 하면, 지금 3번 탄소에 붙어있던 인산기를
2번탄소로 옮기는 이런 일을 말한다.

유독 포도당 대사에서 이런 일을 하는 애들이 많다.

 

9. 에놀라제(Enolase)가
PG를 포스포에놀피루브산 (PEP)으로 만드는데,
여기서 물 분자가 제거되면서
에너지가 높은 PEP가 생성된다.
 
10. 마지막으로, 피루브산 키나아제(Pyruvate Kinase)가 
PEP를 피루브산 (Pyruvate)으로 합성하는데,
여기서 두 번째 ATP가 생성된다.
PEP+ADP→Pyruvate+ATP
 아, 카이네이즈라고 해야하나요?
 
아무튼, 여기까지 진행되면
해당과정의 에너지 취급량은
소모된 ATP가 2개,
생성된 ATP가 2x2해서 4개,
(포도당 하나가 G3P 두개가 되었으니까!)
NADH가 2개로,
순수익은 ATP 2분자와 NADH 2분자가 되겠다.

 

이거 점점 당뇨병이랑 멀어져가는 기분이...
뭐, 양심상 한놈 타겟으로 해서
당뇨로 끌고 가 보자면, 
메트포르민 (Metformin)이라는 당뇨약이
AMPK를 활성화 시킨다고 했었는데, 

대사증후군의 개노답 삼형제-첫째, 당뇨병 (4)

췌장과 인슐린 얘기를 했으니이제 드디어 세포 내로 포도당을 집어넣어 보자.포도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기 위해 사용되는 문으로는 GLUT와 SGLT가 있다. SGLT는 Sodium-Glucose Linked Transporter,혹은 Sodium

yoonaj0915.tistory.com

 

사실 이 AMPK가 PFK-2를 활성화 시킨답니다.
따란!

Marsin AS, Bertrand L, Rider MH, Deprez J, Beauloye C, Vincent MF, Van den Berghe G, Carling D, Hue L. Phosphorylation and activation of heart PFK-2 by AMPK has a role in the stimulation of glycolysis during ischaemia. Curr Biol. 2000 Oct 19;10(20):1247-55. doi: 10.1016/s0960-9822(00)00742-9. PMID: 11069105.

 

PFK-2의 활동은 PFK-1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그리고 해당과정의 증가로 이어진다나 뭐라나. 
 

Merrins MJ, Bertram R, Sherman A, Satin LS. Phosphofructo-2-kinase/fructose-2,6-bisphosphatase modulates oscillations of pancreatic islet metabolism. PLoS One. 2012;7(4):e34036. doi: 10.1371/journal.pone.0034036. Epub 2012 Apr 20. PMID: 22532827; PMCID: PMC3332096.

 

해서, 부분적으로는 
메트포르민이 해당과정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건 당뇨약이나 비만 치료제들이 
이 해당과정을 직접적인 타겟으로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안정성 문제다. 
해당과정은 모든 세포에서 필수적인 대사 경로이므로,
이를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약물은 부작용의 위험이 아무래도 높다. 
또한 해당과정은 글루코스 신생합성,
TCA 회로, 지방 대사 등 여러 대사 경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얘하나 어떻게 한다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기 어렵기도 하다.
 
자 이제 끝! 이라기에는

이 뒤로도 뭐가 많다.


일단 목표로 하던 Pyruvate가 만들어 졌기 때문에,
그만하고 싶지만…
아냐! 회피 하지마!

 
정신…정신을 붙들고 다음 회차에선
TCA회로와 전자전달계까진 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