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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대사증후군의 개노답 삼형제-첫째, 당뇨병 (6)

두둥. 
대망의 당뇨병 챕터의 마지막, 
작고 소중한 우리의 포도당군의 여행의 마무리,
배설, 
대소변으로의 여행이다. 

 
멋지게 말해놓고 웃기지만,
우리의 몸뚱이는 사실 생각보다 알뜰살뜰해서
한번 들어온 포도당은 밖으로 흘리지 않는다. 
장에서는 SGLT1 (나트륨 포도당 공동 수송체 1)과 GLUT5가
소화 효소로 인해 잘게 쪼개진 포도당을
한톨도 흘리지 않고 몸속으로 집어넣고,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00424-020-02439-5

 
신장에서는 SGLT1과 2가
소변으로 빠져나가려는 포도당마저 붙잡아 
다시 몸 안으로 집어 넣는다.

Jung CH, Jang JE, Park JY. A Novel Therapeutic Agent for Type 2 Diabetes Mellitus: SGLT2 Inhibitor. Diabetes Metab J. 2014 Aug;38(4):261-73. doi: 10.4093/dmj.2014.38.4.261. PMID: 25215272; PMCID: PMC4160579.

 
때문에 사실상 '식이섬유',
다른 말로는 '비 소화성 탄수화물' 
말고는 입으로 한번 들어왔으면 돌이킬수 없다. 
여러모로 주둥이가 문제지요.

 
막간 TMI로, 
비소화성 탄수화물(Non-digestible Carbohydrates)은
아밀라아제, 말타아제 같은
사람의 소화 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탄수들을 말한다. 
자르지를 못하니 흡수도 안된다. 
이 녀석들을 대장으로 이동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거나, 
장벽을 청소하며 내려가 쾌변을 돕는다 (반쯤 농담).
음, 발효의 산물로는 장내 세균들의 간식,
짧은 사슬 지방산 (SCFA)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부티르산등이 있고, 

메탄,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도 나온다.
배가 부륵부륵....

 

대충 정리하면 이정도?

 
이대로 지나가기엔 TMI가 아쉬우니, 셀룰로오스를 한번 살펴보자, 
얘가 완전히 소화가 안되고
변기통으로 나가는 이유가 바로 β-1,4-글리코시드 결합때문이다. 

https://www.toppr.com/ask/question/cellulose-consists-of/

이 구조를 보면 중앙부의 인싸가
양쪽 친구와 손을 잡고 있는데, 
왼쪽 친구와 잡은 손은 위로, 오른쪽은 아래로 향해 있다. 
이 위로향한 결합이 바로 베타, 아래가 알파다. 
사람의 소화 효소는 알파뿐이 못자르다보니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 되는 것. 
설명이 양아치 같아도 넘어간다. 
왜냐면 이 얘긴 이미 2화에서 풀었으니까. 

대사증후군의 개노답 삼형제-첫째, 당뇨병 (2)

어쨌든 당뇨병 얘기를 하면서 탄수화물 대사 얘기를 안 할 수는 없는데, '대사'질환이잖여.이게 뭇 많은 학생들을 괴롭게 하는 존재다 보니사실 쉽게 풀어내는 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며칠을

yoonaj0915.tistory.com

 

또 다른 TMI로,
유당불내증도 사실상 당 처리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유제품에 포함된 유당(Lactose)을 소화하는 녀석이
바로 락타아제 (Lactase...락테이즈?) 인데, 
대부분의 사람은 유아기 이후 락타아제 활성이 감소된다. 
문제는 이놈들이 대장에 가서 삼투압 균형을 조져놓기 때문에,
물을 흡수해 단단한 응가를 만들어야 할 대장의 세포들이 물을 빼앗긴다. 

Porzi M, Burton-Pimentel KJ, Walther B, Vergères G. Development of Personalized Nutrition: Applications in Lactose Intolerance Diagnosis and Management. Nutrients. 2021 Apr 29;13(5):1503. doi: 10.3390/nu13051503. PMID: 33946892; PMCID: PMC8145768.

 
오, 아까 말한 SCFA와 가스들도 한 역할 하는 듯. 
여튼 결과는 뭐,
설사를 하게되지요. 
 
그래서 결론은 식이섬유 말고는
입으로 들어온 포도당은 못나간다. 
여태 열심히 떠들었던 것처럼
glycolysis-TCA-전자전달계 거쳐서
조흔 에너지원이 되던가, 
글루카곤이나 지방으로 변환되어
뭐 대충 옆구리 같은 곳에 쌓이는 것이 이들의 운명. 
근데 포도당이 집어 넣는 직원들의 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지나치거나
직원들의 능력에 문제가 생기면
오줌으로 샌다.
그래서 병 이름도
당 糖, 뇨 尿
달달한 소변이다.
앞선 회차들에서 쫌쫌따리 얘기했는데, 
보통 당뇨 치료제들은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해서 포도당 소비량을 늘리거나 (메트포르민) 
포도당의 흡수량을 낮추거나 (Alpha-glucosidase 억제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나 (GLP-1RA, ex) 세마글루티드-위고비)
포도당을 세포로 집어 넣는걸 늘리거나 (메트포르민, 티아졸리딘디온)
뭐 그런식인데,
2013 년, 상식을 깨는 당뇨 약이 FDA 승인을 받았다. 
이름하야 SGLT2 억제제, 다파글리플로진이었다. 

아까의 그림을 재탕하자면,
SGLT2라는 녀석의 근무지는 신장의 원위 세뇨관으로, 
소변으로 도망치는 포도당을 검거해
도로 몸 안에 집어넣는 일을 한다. 

SGLT2 억제제는 이놈을 막아서
아싸리 소변으로 당을 빼내면 혈당이 줄어 들지 않겠는가! 하는 
1차원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약물이고,
지금 이 녀석들은 보다시피
'당뇨 치료 가이드라인' 여기저기 다 추천 되고 있을 뿐 아니라,
단순한 혈당 강하제를 넘어
대사 증후군에서 다같이 리스크가 올라가는
심혈관 및 신장 관리 용으로도 자리 잡아 가는 듯 하다. 
여튼 단순한게 최고다. 

대한당뇨병학회, 2023 당뇨병 진료지침. https://www.diabetes.or.kr/bbs/?code=guide&mode=view&number=1395&page=1&code=guide

뭐시기 글리플로진 하고 붙은 약들이
바로 이 SGLT2 억제제다. 
아마 국내엔 다파, 엠파, 카나 세 종류가 있는 듯.
부작용으로는, 소변으로 포도당이 나가니
요로 감염이 좀 보고되는 듯 하고,
소변 농도가 높다보니 물도 같이 빠져 나가게 되어
갈증이나 체액량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소변량이 엄청 늘긴 한다더랍니다.....
막간 TMI로, 이 SGLT2 억제제의 시초는
1830년대 즈음 발견된 플로리진(Phlorizin)이란 물질이다. 

사과나무 껍질에서 추출된 물질인데,
이놈이 SGLT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건
사실 진작부터 알려졌던 것.  
근데 가장 큰 문제점이, 
플로리진은 SGLT1SGLT2를 전부 억제하는 바람에,
장에서도 당 흡수를 못해서 심각한 소화기 장애가 발생했다나.
때문에 한참 잊혀져 있다가
(물론 누군가는 계속 연구했을 거다.)
1990년대에 들어서 SGLT2 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물질이 개발되었고, 

SGLT2 억제제가 나오게 된 것.
쉽게 말했지만 사실상 200년에 가까운 인류 발전의 결과물이다.
신약 개발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여러분.
 

이리하여
거시에서 미시로 훑어 보자는 단순한 발상으로 시작된
대사증후군 시리즈의 첫째, 당뇨병
aka. 포도당의 여행이 끝이났다. 
아니, 사실 끝이랄게 없지만
더 가져가다간 한도 끝도 없다. 
두번째 TMI를 마치며,
참고 읽어주신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