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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염증과 통증, 그리고 진통제 (2)

어제는 세포 단위에서 염증 혹은 통증의 기본 기전을 적어봤다.
오늘은 좀더 큰 규모에서 얘기해보자. 

통증과 염증은 어떻게 다를까?

흔히 혼동될 수 있지만,
간단히 분류하자면 통증은 신경이 참여한 결과물이고
염증은 상처 나고 구멍난 곳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거다. 면역세포가 참여한다. 

재밌는 부분은 아야하는 통증과 염증은 둘다
프로스타글란딘으로 인해 발생되기 때문에,
COX
만 막아주면 통증과 염증을 한번에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소염(혹은 항염)진통제라고 부르는 거랄까.

중요한 그림이니까 한번더

 

통증을 먼저 얘기해 보자면,
나약한 인간의 몸이 야야야 위험하다 어떻게 좀 해봐하고 보내는 신호다.
어딘가에 부딪혔거나, 적이 침입해서 전쟁통이거나, 여튼 세포들이 죽어 나갈 때 파발마를 띄우는 거랄까.

말단 신경이 이 신호를 받으면 뇌로 신호를 전달해서 알려주는데,
사실 우린 이때서야 아야! 하고 느낀다. 

그림의 PGE2에 보면 신경계에서 통증과 발열을 일으킨다고 써놨다.
얘가 먼저 말단신경의 통각 수용체를 자극해서 민감도를 올리면,
놀란 신경세포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때는 세로토닌과 브라디키닌이 나온다.
이 신호가 쭉쭉쭉 타고 올라가서 척수를 거쳐 뇌로 전달되면 통증을 느끼는 거고, 
이때 척수에서 먼저 반응해주는 게 우리가 아뜨! 하고 손을 화들짝 떼는 반사작용이다.

통증을 감지한 뇌님들은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하는데,
먼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서 싸울지 튈지를 결정한다 (Fight-or-flight response).

Image From GPT-4o. 학부생 갈구듯 갈궈봤지만 여전히 조금씩 뭉게짐이 보인다.

사실 용어가 그렇다는 거지, 사실 튀든 싸우든 빠르게 반응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부신에서 아드레날린 분비해서 심장 막 쿵쾅거리게 하고.. 뭐 그런 결과가 나온다.

또 아프지 말라고 엔돌핀이나 엔케팔린이라는 진통 물질을 분비한다.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라 좀 덜 아프고 기분도 나아지고 좋아진다.
해마에서는 이 사건을 기억으로 저장해서 다음번엔 좀 조심할 수 있게 해준다.

 

Created in BioRender.com

그렇다면 염증은 뭐냐 하면, 우리 몸이 스스로 고치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몸은 그걸 잡아 없애고, 감염된 세포는 빠르게 제거하고...
그 과정에 생긴 상처를 고치려고 바빠진다.
이 일을 하는게 바로 면역세포들 이다.

면역세포는 신체의 방어팀이다.
제일 먼저 출동하는 애들은 보통 대식세포랑 호중구로, 상처나 감염된 곳으로 몰려가서
식균 작용 (phagocytosis)을 하고 사이토카인 등을 분비한다. 
", 여기 난리 났다! 빨리 와서 도와!"라고 신호를 보내는 거랄까.
이 신호는 사이토카인이라는 화학물질로 전달되는데, 이게 염증을 일으키는 시작점이다. 

심지어 잡아먹는 과정이 굉장히 귀엽다. 

영상의 1분 7초와 1분 30초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lO1uJnNq5M [숏토리] "세균·암세포 죽어랏!!" 몸속 면역세포 '전투 영상'

너무 간단히 풀었긴 한데, 면역학의 매력을 여기서 다루기엔 억울해서......
다음기회에 백신얘기와 함께 자세히 풀어볼까 계획중이다. 

그렇다면 염증이 생기면 느끼는 증상들,
예를 들어, 부어오르고, 붉어지고, 피나고, 열이 나고는 이유는 또 뭘까?  

먼저 붓는 이유는, 
상처를 고치기 위한 면역세포랑 기타 여러 재료의 수급이 필요하고, 이
를위해 브라디키닌 같은 애들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투과성을 높여서 필요한 재료들을 모으는데,
이때 하히웨이 택배사인 혈액을 이용하다 보니 물도 같이 새어나와서 (...)
염증 부위가 붓고 눌렀을 때 아픈 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환부가 붉어지는 이유도 인근에 혈액량이 많아지기 때문. 
당연히 출혈도 비슷한 이유.

열이 나는 이유는, 몸이 일부러 열을 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살기 힘들게 만드는 거라고 보면 편하다.
이건 시상하부라는 뇌의 체온 조절 센터가 하는 일이며, 아까 통증 얘기할때 언급 할까 하다가 까먹었다.
여튼 면역세포가 보내는 신호를 받은 시상하부가 "오케이, 구워버리자!" 하면서 체온을 올리는 거다. 

여튼 염증은 이렇게 손상된 부분을 정리하고,
새로운 세포가 자리 잡도록하는 중요한 과정이며,
바이러스나 균의 침입에 대항해
그걸 잡아먹거나 없애버리고, 전쟁터를 정리하는 일런의 과정에서 생긴다. 

즉, 적정 수준의 염증은 필요한 자연적인 과정이지만, 
어디 현대인들이 먹으란 것만 먹고 하란것만 하던가.
스트레스, 흡연, 미세먼지, 혹은 가공 식품 등 여러 외인성 자극들이 

결론적으로 통증은 몸이 위험을 알려주는 신호등 같은 역할을 하고,
염증은 몸이 스스로를 수리하는 공사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 둘은 사실 나눠서 생각하기 민망할 정도로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둘을 같이 잡아주는 약이 바로 소염진통제다.
우리가 아플 때 약국서 사먹는 약들이 어제말한 COX를 억제해 이 모든일의 시작을 막기 때문에
염증과 통증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거랄까. 

다음회차는 드디어 진통제 얘기를 해볼까 한다